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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를 데리고 자신의 집무실로 올라갔다. 시비가 차를 놓고 나가자 마주앉아

있는 현우를 보며 천일명이 입을 열었다.“공자님. 황제폐하께오서 이번 농소진

전투의 결과가 적힌 장계를 받아 보시고선 대단히 높게 치하를 하시며, 공자님과

소장의 입궁을 명하셨습니다. 그래서 내일……”“잠깐만요. 지금 이 나라 왕이 나를

오라고 명령을 했다고요. 이런 싸가지. 지가 뭔데 감히 나를 오라가라야. 그리고

부탁도 아니고 명령을 해 이런……”“공자!! 공자가 아무리 높은 무술실력이 있다 하더

라도, 아니 무림에서 아주 높은 위치에 있다 하더라도 대명의 신민일터 감히 어찌

황상폐하를 그리 무례하게 말 할 수 있소이까?”자신이 입궁에 대해 설명하는 중간

갑자기 화를 내며 황제를 욕하는 현우를 본 천일명은 언성을 높여가며 강력히 꾸짖

었다. 그러다가 현우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보며 아차 싶은 생각이 든 천일명은

급히 목소리를 낮추며 현우를 설득하기 시작했다.“저. 고. 공자님 죄. 죄송합니다. 제

가 그만 이성을 잠시 잃었던 모양입니다. 공자님과 소장의 인연을 생각해서 소장을

용서하여 주십시요. 다시 한번 사죄드립니다.”대쪽같은 성격에 불의를 참지 못하는

천일명을 알고 있던 사람들이 본다면 기절초풍할 일이지만 천일명은 자신의 앞에 앉

아 잔득 인상을 쓰고 있는 이 젊은 공자의 무서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무력도

무력이려니와 잔인한 성품과 손속은 도저히 자신으로써는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까 처음 현우의 잔인함을 알게 된 것은 잡혀온 왜장에게 갑주를 입은 채 방 한

쪽에 장식용 인형처럼 서있으라는 공자의 지시를 역관으로부터 전해들은 왜장이 코

웃음을 치며 반항하다가 당하는 것을 보았을 때 였다.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

지, 잠도 재우지 않고 몇 일간을 때린데 또 때리고 걷어찬데 또 걷어차는데 정말 사람

으로써 어찌 저리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자신도 필요하다면 적군을 사로잡

아 고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현우처럼 잔인하게 손을 쓰지는 않았다.심한 매질에

몇 번 기절하면 잠시 쉬도록 조처한 후 다시 심문하는 것이 상례. 하지만 현우는 절대

쉬게 해주는 법이 없었다. 두들겨 패는 것이 싫증나거나 밥 먹을 때면 어떻게 해놓는

것인지 몇 군데 만져주면 온몸에 핏줄이란 핏줄은 모두 불거지고, 두 눈도 튀어나올

만큼 커지며 입가로 피를 뿌리며 고통에 몸부림치는데 그때 소름끼치도록 ‘뿌드득’

대며 들려오던 뼈 어긋나는 소리는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기 이를 데 없었다.그런데, 현

우는 그런 왜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바로 그 앞에서 밥을 먹으면서 웃으며 농담마저

했었는데, 그 모습을 똑똑히 보았던 천일명으로써는 도저히 현우라는 이 공자의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