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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에도 역시 보랏빛 저고리와 치마로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있었다.눈썹은 봄

산과 같고, 눈은 가을 물같이 맑고, 오똑한 콧날, 야무지게 예쁜 입술‥‥‥‥ 요염하기

절세의 미모를 지녔으면서도, 아가씨의 아름다움 속엔 깨끗하고 속되지 않은 기질

이 은연중에 드러나고 있었다. 마치 늦은 겨울날 청초하게 피어난 한 송이 매화꽃

같은 아가씨였다.인적이 희소한 산곡간에 다만 한 가지 고고하게 피어 있는 난초꽃

과 같은 아가씨. 사람의 손으로 곱게 빚어서 만들어 놓은 인형같이 아리따운 아가씨

였다. 웃을 때마다 옴폭하게 패어 들어가는 두 볼의 볼우물이 없었던들, 누가 보나

그림인지 사람인지 분간키 어려울 만큼 요염한 아가씨였다.늙은 여승의 표정은 지

극히 엄숙했다. 돌연, 염불을 하듯이 뇌까렸다.”나무 아미타불! 신영시자가 또

조용하던 무예계가 다사 다난해지겠군 !”그 아가씨는 말도 하기 전에 한 번 쌍끗 웃었

다. 볼우물이 쏙 들어갔다. 꾀꼬리도 따를 수 없을 만큼 고운 음성이었다. 은방울이 짤

랑대듯이 애교가 똑똑 떨어지는 음성이었다.”스승님 ! 신영시자란 누구인가요?”늙은 여

승은 서슴지 않고 대답했다.”오십 년 전에 무예계에는 남신 북제(南神北帝)라는 두 인물

이 있었다. 너는 그런 말을 듣지도 못했느냐?”아가씨는 새까만 눈동자를 깜짝깜짝하

며 쌍끗 웃고서야 대답을 했다.”네에 ! 북제는 하란산(賀蘭山) 송죽 노인(松竹老人)이

란 것은 알고 있어요. 남신이란 바로 신영시자를 말하는 건가요?”늙은 여승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맞았다! 바로 이 사람을 남신이라고 불렀었다!”아가씨는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물었다.”그럼, 우리는 그 사람을 찾아서 여기까지 온 건가요?”늙은 여승은 한

참 동안이나 대답이 없었다. 강변을 유심히 두루두루 살펴보고 나더니 얼굴에 이상하

단 기색이 떠올랐다.”괴상한 일인데! 분명히 신영시자의 녹형광의 냄새가 나기는 하는데,

강변에 남아 있는 발자국은 그 사람의 발자국과는 전혀 다르니, 그러면 신영시자 본인이

나타난 것은 아니란 말인가?”아가씨는 한참 동안 이상한 눈초리로 늙은 여승의 얼굴만 노

려보다가 다시 물어 봤다.”그러면, 그 사람이 여기서 누구와 싸움을 했다는 건가요?”늙은

여승은 또 고개를 끄덕거렸다.”아마, 누가 또 죽었을 게다!”아가씨의 분단장을 곱게 한 얼

굴이, 찔끔하고 놀라며 표정이 이상야릇해졌다.”죽은 사람 역시 무예계 고수급 인물일까

요?”늙은 여승의 자상하게 생긴 얼굴이 양미간을 약간 찌푸렸다.”유감스럽게도 우리가 한

발자국 늦게 왔기 때문에 내 생각 같아서는, 죽은 사람이란 바로 너의 봉명장 사람일 게

다!”아가씨는 대경 실색했다.”네에옛! 아니 그게 정말? 스승님께선 그걸 어떻게 아세요?”

“너는 너의 봉명장에서 연운삼향의 신호를 보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니?””아앗! 그게 그

게‥‥‥‥”아가씨는 또 한 번 외마디 소리를